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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좋은글] 아버지

꿈'S 2016. 9. 21. 04:30

아내를 잃고 혼자 살아가는 노인이 있었다.


젊었을 때에는 힘써 일하였지만

이제는 자기 몸조차 가누기가 힘든 노인이었다. 


그런데도 장성한 두아들은 아버지를 돌보지 않았다. 

 

어느 날 노인은 

목수를 찾아가 나무 궤짝 하나를 주문하였다.  

 

그리고 그것을 집에 가져와 그 안에 

유리 조각을 가득 채우고 튼튼한 자물쇠를 채웠다.


그 후 아들들에게는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. 

 

아버지의 침상 밑에 못 보던 

궤짝 하나가 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.


아들들이 그것이 무어냐고 물으면

노인은 별게 아니니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할 뿐이었다. 

 

궁금해진 아들들은 아버지가 없는

틈을 타서 그것을 조사 해 보려 하였지만 자물쇠로 

잠겨져 있어서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. 

 

궁금한 것은 그 안에서 금속들이

부딪치는 것 같은 소리가 난다는 것이었다.


아들들은 생각하였다.

'그래! 이건 아버지가 평생 모아 놓은 금은보화일거야.' 

 

아들들은 그때부터 번갈아가며

아버지를 정성으로 모시기 시작하였다. 

 

그리고 얼마 뒤 노인은 죽었고,

아들들은 드디어 그 궤짝을 열어 보았다. 

 

깨진 유리 조각만이 가득 들어 있는 것을

발견하고, 큰 아들은 화를 내었다.~~~"당했군!"


그리고 궤짝을 멍하니 바라보고

있는 동생을 향해 소리 쳤다.

"왜? 궤짝이 탐나냐? 그럼, 네가 가져라!"


막내 아들은 형의 말을 들었는지

못 들었는지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. 

 

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. 

적막한 시간이 흘렀다 1분, 2분, 3분.아들의 눈에 

맺힌 이슬이 주루룩 흘러 내렸다.

                

막내아들은 그 궤짝을 집으로 옮겨왔다. 

 

아버지가 남긴 유품

하나만이라도 간직하는 것이

그나마 마지막 효도라 생각한 것이다. 

 

아내는 구질구질한 물건을 왜

집에 들이느냐며 짜증을 냈다. 

 

그는 아내와 타협을 했다.


유리 조각은 버리고 궤짝만 갖고 있기로.. 

 

궤짝을 비우고 나니,

밑바닥에 편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. 

 

막내아들은 그것을 읽다가 

꺼억꺼억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. 

 

나이 마흔을 넘긴 사나이의 통곡 소리에

그의 아내가 달려왔다. 아들딸도 달려왔다. 

그 글은 이러하였다. 

 

첫째 아들을 가졌을 때, 나는 기뻐서 울었다.

둘째 아들이 태어나던 날, 나는 좋아서 웃었다.


그때부터 삼십여 년 동안, 수천 번, 아니, 수만 번

그들은 나를 울게 하였고, 또 웃게 하였다.


이제 나는 늙었다. 

그리고 그들은 달라졌다. 

 

나를 기뻐서 울게 하지도 않고,

좋아서 웃게 하지도 않는다.


내게 남은 것은

그들에 대한 기억 뿐이다. 

 

처음엔 진주 같았던 기억

중간엔 내 등뼈를 휘게 한 기억. 

 

지금은 사금파리 ,유리 조각 같은 기억.

아아~~~내 아들들만은~~~ 나 같지 않기를~~~ 

 

그들의 늘그막에 나 같지 않기를~~~


아내와 아들딸도 그 글을 읽었다. 

 

"아버지!" 하고 소리치며

아들딸이 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.  

 

아내도 그의 손을 잡았다.

네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. 

 

그런 일이 있은 다음부터 그들 집안에서는

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날이 없었다. 

 

-좋은 글 중에서- 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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